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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 학생 10 명 중 4 명은 '통일이 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같은 조사를 강원도 초중고생에게 해 보았더니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특별히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여길지 모르나, 분단 강원도로선 무심히 넘길 일이 아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돼 온 남북 관계가 최근 수년 간 대북 화해 협력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면서 어느 정도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단계로 들어선 느낌이 드는 오늘이다. 강원도 땅에서 시작되는 금강산 가는 길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고, 또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이 강원도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쯤 북한을 다른 나라가 아닌 동일 민족의 일시적 다른 체제일 따름이라는 생각을 해야 옳다. 그럼에도 강원도 청소년들이 타 지역 아이들과 별반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시점이다. 반세기 이상 갈라져 살아온 남과 북이 하나로 합치기 위해서는 정치·군사적 통합 외에도 여러 측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중요한 것이 바로 청소년들에게 통일 의식을 심어주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통일 1 세대'로서 통일 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이 분명하겠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일을 민족 공영의 불가결한 요소로 보지 않는 청소년들의 잘못된 의식은 어느 경우라도 간과될 수 없는, 따라서 기성세대들이 반드시 바로잡아 주어야 할 중대사다.
분단 강원도, '통일 1 번지'에 사는 강원도 청소년들로선 통일의 당위성에 추상적 수준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 현실적 통일 의식을 가져야 옳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의 상황을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지난 몇 년의 남북 회담 횟수가 2000년 27 회, 2001년 8 회, 2002년엔 다시 33 회, 2003년 38 회, 그리고 지난해엔 연중 106 일 동안 회담을 했다는 것 등 남북 사이에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생겼고, 대화가 이렇게 일상화됐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 등 말이다.
오늘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될 무렵 남북 관계는 지금 상상하는 것보다 더 일상화될 것이고, 어쩌면 통일의 문턱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 날씨에도 예보가 필요하듯 어른들은 곧 닥쳐올 남북 관계의 긍정적 미래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알려줄 책임이 있는 것이다. 강원도 청소년들의 통일 당위 의식이 부족한 현실을 염려하며, 차제에 학교 가정 사회 모두가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할 필요성을 환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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